캄의 블로그

후환.

기억의습작2009. 2. 5. 10:04
며칠전 적벽대전2를 보러 간다고 "함께볼사람!!!" 하고 인원을 모았을때

동장님은 끼면 좀 불편하고... 그래서 동장님께는 안 물어봤었다. ㅋㅋ


영화보는 당일날 마음이 좀 그래서... "동장님, 오늘 적벽대전 투 보러가는데 혹시 오늘 저녁 시간 있으세요?" 라고 여쭈었다.

동장님 특유의 뜸을 들이시면서... "내가 미리 약속을 잡지 않으면 바빠서...........

뒷 얘기가 나오기 전에 난 "아, 그럼 저희끼리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휙~ 돌아서 동장실을 빠져나왔다.

동장님이 자기네끼리 그것도 무려 일곱명이나 초과근무를 안하고 칼 퇴근한다는 소식을 듣곤 다섯시 반부터 민원실을 어슬렁 거리시더니 주범인 나는 고개를 푹 수그리고 뭔 일을 열심히 하고있고, 아줌마 직원들과 계장님, 서무주임님까지 무슨일을 하는척... 바쁜척을 하는것을 보시고... 그냥 휙~ 동장님실로 올라가셨다.



"네? 먼일로 갑자기 회의가 있다요???"

오늘 저녁 업무 종료후 직원회의가 있으니 다들 퇴근하지 말고 기다리라 라는 말씀에 내가 서무주임님께 물어본 것이다.

머릿속을 스치는 두 단어가 있으니...

'후환'



그래서 어제 업무종료후 회의가 있었는데, 일상적인 업무 지시와 주간 회의 자료들을 쭉~ 읽으시고...

"어제 보안당번 누구였지? 정xx씨"

"네..."

'드뎌 올것이 오는구나...' 불안하였다. 정모 주임님도 영화단관의 일원이어서 거의 죽어가는 목소리로 작게..'네..'


"어제 직원들끼리 영화보는것은 좋단말여, 영화보러 가기땀시 대타를 세운것까진 좋단말여... 그래도 이래저래 해서 보안당번을 바꿨습니다 라고 동장한테 한마디 하는것이 옳단말여"

"네.. 죄송합니다."

"그것을 방치한 서무주임."

"네.. 네..!"

"자넨 서무주임이 되서... 어쩌고 저쩌고... 잉? 잘하란 말여!"

"넵.. 주의하겠씀다"






"이런 사실들을 다 알고도 같이 영화 보러간 도계장!"

"넵!"

"자넨 부하직원들을 아끼고 있는가 시방? 어쩌고 저쩌고.... "

"넵. 주의하겠습니다"


'보안당번, 서무주임, 계장님까지 혼냈으니 난 안 혼나나보다... 히히~' 라고 생각할무렵...

"이거 추진한놈 누구여? 누가 주도했냔 말여?"

'헉!!!'          "저... 접니다..."

"알아서 잘 하라고~"

"네..."



"모든것이 내가 영화를 못 봤다고 하는건 아녀 하지만, 만에 하나 무슨일이 나면 어쩔꺼란 말여? 목아지야 목아지..."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직원들끼리 의기투합한 외침이 머릿가에서 아른아른 거렷다...

"자 다음주엔 발키리 어때?   좋아요!!!"



뭐... 이런 에피소드가 하나 추가되었다는...

'기억의습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벤자민의 시계는 거꾸로 간다.  (1) 2009.02.23
자신감  (1) 2009.02.23
그렇군.  (0) 2009.02.03
기계치화... 컴맹화...  (1) 2009.01.28
NATEON 대화.  (0) 2009.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