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 다가오고 있어.
우리결혼했어요2012. 12. 20. 20:19
여보.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어.
마음속으로 주님 오신날을 준비하고
기뻐해야 하는데
아무 생각이 없어.
오늘 날짜를 보니 20일이네.
지금이 밤 8시 15분인데
날짜를 이제서야 봤어.
여보.
미안해.
언젠간 괜찮아 질꺼야.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서도 괜찮아 질꺼야 라는 말이 두려워.
그리움이 무뎌질까봐 두려워.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늘 자기가 임신한 배를 앞장 세우고
날 반겨줬는데
몰래 집에 들어가면
그대는 날 위해 맛있는 밥을 짓고 있거나
샤워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나 혼자 불을켜고
거실에 보일러도
이사온 이후로 한번도 틀지 않아 이렇게 차가운 집안에서
그냥 우두커니 앉아만 있네.
아마 방바닥은 이미 얼어버렸을꺼야.
터지면 어떡하지... 후후.
이렇게 성탄절을 보내는거 자기도 싫지?
난 그냥 혼자 있는게 익숙해져버려서
그냥 아무렇지 않은데..
마땅히 만날 사람도 없고
사랑이도 없을테고.
꿈속에서 자기나 다시 한번 봤으면 좋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