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의 블로그

자기야.
난 잘 지내고 있어.

다 알고 있겠지? 

자긴 천국에 있지만, 예수님과 함께 내 맘속에 그대가 함께 있다고 믿으니까...


사랑이 잘 데려다 주고 왔어.

그나마 날 점점 따르는거 같아서 기분이 좋아.


아마, 우리 두 사람이 정상적으로 키우고 있었다면

내 앞에서도 짝짝꿍 잼잼.. 하면서 방긋방긋 웃는 모습과

나에게도 잘 안기고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을텐데

매일 사랑이의 얼굴을 볼 수 있었을텐데...


더 많은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 줄 수 있을텐데...

그런점은 많이 아쉬워.


그치만 다행이라 믿는것은

자기가 나를 더 잘 알게되었고,

천국에서 자기가 잘 행복하게 살아있다는것을 믿으니까..

그런점은 참 다행이야.

그 어떤것과도 그것은 바꿀 수 없을거야.


직장에선... 스트레스를 적잖이 받고있어.

새로 옮긴 부서원들하고 마찰이 좀 있어.

난 나대로 열심히 한다지만

그 사람들이 날 별로라고 생각하고 있는거 같애.

술도 안먹고 담배도 안피우니 그 상황에서 그들과 어울리지 않는것은 어쩔수 없지.

더 다행이라고 생각해.

하나님이 선을 그어주고 있다고 생각해야겠지.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아는 여직원이 타고 있었어.

미모도 괜찮고 매우 친절한 여직원이야.

그애가 내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결혼반지를 보고 이러더라.


"결혼반지예요?"

그렇다고 하니까...

"그걸 아직 끼고 있어요?"

그러다라.

그래서 그랬지...

"아내가 살아있다면 뺄 수 있어도, 내 아내가 내 곁에 없으니까 이건 뺄 수 없어요"

그랬더니 잘했다라고 하더라.


아마 의리있어 보였나보지?

후후... 내가 이걸 끼고 있는것은 내가 당신에 대한 의리가 아닌걸...


그대도 알다시피.

난 아직도 그대의 남편이고

난 그대를 이전보다 더욱 사랑하는걸...



언제나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추워지니까 그대가 더 많이 생각나.


작년 오월에 결혼해서 신혼은 거의 떨어져살았었고

자기가 직장을 그만두었을땐 입덧이 심해서 서로 어쩔줄 모르며 가을을 보냈고

점점 배가 불러오면서 우리 참 재미있고 행복하게 살았었던 기억이

거의 겨울이었어...


자기와의 추억을 떠올리면 

대부분이 겨울 생각이야. 

조조할인 영화를 즐겨봤던것도 겨울이고,

자기와 외출을 했던것도 추운 겨울이었고,

그대와 작은 언덕이라도 자주 올랐던 심학산도 겨울에 갔었고...


여행을 거의 가보지 못했는데 

어쩌다 가게된 대전의 그 하늘마을도 이제보면 참 소중해.


그때 뭐 사러간다면서 그 무거운 짐 들고 잘도 올라갔었는데...

그 산골 마을에서 단둘이 두세시간 기차시간을 기다리며 있었던게 우리가 여행했던 유일한 것이라니...

참 소중한 기억이면서 너무 짧은 기억이라 좀 아쉬워.


내가 천국에 가면 

우린 이제 영원히 추억을 쌓을거니까... 

그떄까지 조금만 참을래.



사랑이도 잘 있고,

내가 자기 부모님께는 이제 인사를 한두번 더 드리면

더이상 못 볼거라 생각하니 매우 아쉽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다면 

천국에서 만날것이고

그때되면 내 심정을 이해하고

자네 속마을미 이런줄 몰랐다며 나에게 미안했다고 사과하시고 그러실까...


아직 못 다 푼 과제들이 많이 산적해있어.

자기가 천국에서 많이 기도해주렴.


또 편지 쓸게.

고마워.

항상.

여기서도 고마웠지만

천국에서도 계속 고마울 일 부탁할게...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아주 많이.


그대의 영원한 남편 - 김기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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