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의 블로그

중환자들의 가족들이 모여있는 중환자 대기실을 보면 그 보호자들의 삶이 참 단순하면서도 아기자기 하다.

이곳의 보호자들은 거의 여자들로 구성되어있는데 남편이나 아들을 봉양하는것이 대다수이다.

오랜 병간호를 통해서 그들은 그들만의 싸게 병간호 하는법을 터득했으며, 아직까지 내가 잘 되지 않는 환자의 얼굴에 광을 내는데도 달인들이다.

오늘은 아줌마 셋이서 병원안에서 대게들을 뜯고 계시다. 옆에서 난 인터넷으로 해결해야할 기저귀 사기, 아기 분유사기 등을 수행하고 있는데 대게를 건네주며 낙지까지 삶아 주신다.

몇번 사양하다가, 감사하게 받아서 조금 맛을 보고 돕고 사는 이곳 사람들의 정을 조금이나마 느껴본다.

이들에게 배운것이 또 하나 있다. 중환자실에는 성인용 기저귀, 대형 패드, 연고, 각티슈, 물티슈 등을 계속해서 넣어줘야 하는데 이들은 어디선가 시켜서 배달해온다.

그동안 한달간 난 병원 편의점에서 다소 비싸게 주고 사다 아내에게 넣어주고, 봉양해주었는데 이들은 손쉽게 배달시키면서 1,000원 정도를 더 싸게 구입한다.

개당 1,000원이면 한번에 3~4천원을 절약하는것이기 때문에 매우 유용했다.

중환자들의 보호자들은 서로 모습은 달라도 소망은 모두 같다.

일반병실로 가는것, 자기가 알아서 먹고, 자기가 알아서 싸는것.



남들은 이것이 매우 당연한 것이지만 환자가족들에게 이것은 매우 감사한것이라는것을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다. 


나중에 또 생각나면 써야지...

다만 이곳의 생활이 빨리 끝나길 바란다. 사랑엄마~! 얼른 일어나요~!

사랑엄마!!! 사랑해요!!!
- 한없이 사랑을 줘도 부족한 남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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