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의 블로그

5월 3일 순영이의 결혼식과 수원에서 먼 친척놈의 결혼식에 참가하고 평소에 어찌나 가고싶었는지... 무작정 서울을 빠져나와 경부고속도로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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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행선지로 잡은곳은 합천 해인사이다.

9인승인 내 차의 장점을 살려 밀리고 밀리던 옆의 차선은 무시한채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하여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김천까지 천천히 80~100km 로 달려 천안, 대전, 옥천, 영동, 황간, 추풍령을 지나 김천IC까지 간다.

김천IC에서 59번 국도를 타고 남쪽방향을 잡고 약 20km 가다보면 참외로 유명한 성주군이 나오고 거기서부턴 산길이다.

이미 날은 저물어 길도 캄캄한데다 네비게이션에선 오른쪽에 엄청 큰 호수가 잡혀있는데 눈으로 보이진 않으니 그냥 무조건 천천히 달리기이다.

산길로 약 40km를 달리니 가야산 경내에 들어오게 되었다.

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있는 해인사는 지금껏 외구의 침략을 한번도 받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럴만도 하다.

각종 헤어핀 곡선과 고등학교때 도로/철도 시공 선생님께서 말씀해주시던,

도로에는 단곡선과 복심곡선, 배향곡선등에는 원심력에 의해서 차가 바깥쪽으로 나갈려는 힘이 생기므로 안전하고 쾌적한 주행을 위해서 곡선부 노면 바깥쪽을 안쪽보다 높게 하여 횡단면 전체에 적당한 물매를 주어야 한다고 배웠지만, 지형 및 곡선 반지름등을 감안하여 8% 이하는 커녕 2%도 안준 산길이 나타나기 일쑤였다.

최소 곡선 반지름은 R=iª / 4b 라고 배웠건만 이런 공식조차 무시한 헤어핀 곡선의 나열이었다. 이런 길에 대규모 부대이던 소규모 부대이던 끌고왔다면 모두 전멸하였으리라...

산이 깊어 커다란 나무들과 나무와 나무가 도로 양 갈래에서 시작하여 동굴을 이루는듯하게 보였으나 역시 캄캄한 밤이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아쉬워 할뿐이었고

마침 기름이 떨어져가서 얼른 숙소를 잡고 내일 아침에 일어나 기름부터 넣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해인사에 거의 다 오자 모텔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깨끗하고 시설 좋아보이는 ooo모텔에 들어갔다. 겉은 번지르르 해도 시설은 그냥 모텔급. 값이 쌌다. 25,000

빨래를 해서 널고 양치를 하면서 욕조에 몸 담그고 tv를 보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한동안 서울밖을 못 벗어나다가 간만에 맑은 공기를 마신탓인지 일찍 잠에서 깼다. 차에서 충전할것을 챙기고 다시 들어와서 캠코더와 핸드폰, DSLR과 똑딱이 배터리를 전기코드에 꼽아놓고 잠시 눈을 붙였다.



2시간 뒤에 모든 충전이 완료되었고 아침 9시에 해인사를 향해 출발했다.

전날 밤에 이 산길을 달리면서 얼마나 아쉬워했던가...

초록빛이 막 태어나는 5월 초순의 아침길은 상쾌함으로 나를 반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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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초입에 들어서자 입구에서 6,000원을 받았다. 혼자 올라가는 산행치고는 무척 비싼듯 했지만, 불평없이 6,000원을 내어주고 시간에 관계없이 한번에 6,000원임을 확인하고 해인사 주차장을 향해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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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계곡에서 잠시... 돌에 암각으로 무슨 글자가 써져있으나, 그리 오래되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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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해인사 계곡옆의 기암괴석과 정자




해인사 주차장에 들어왔다. 아침이 이른듯 주차장은 많이 비어있었고 사람들도 얼마 없어 설마.. 식당들 안 열은것은 아니겠지? 하고 불안해 했다.



길에서 나물과 옥수수등을 파는 노점을 하는 아주머니께 식당 문 열었냐고 물어보니 "당연히 열었지요" 라고 해서 안심...

위 동영상 중간쯤에 보이는 건물 2층으로 들어갔더니 내가 맨 처음 손님인듯 아주머니께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산에 왔으니 산채비빔밥을 먹어보자 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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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게도 입에서 상당히 땡겨서 먹고 싶었는데 산채비빔밥과 함께 된장찌게도 나왔다. 만세!

단돈 4,000원짜리 밥인데 된장찌게에 반찬도 많이 나왔다. 반찬이 모두 채소류였고 유일하게 비 식물성은 새우볶음 단 한가지.

아주머니는 해인사가 처음인듯한 나에게 이런저런 얘기를 걸었고, 자기 아들도 서울에서 김덕수패에서 꽹과리를 치는 상쇠라고 자랑을 늘어놓으셨다. 한번 만나보라고 아들의 명함까지 주셨는데.... 사실 밥 한번 먹은 식당의 아들을 서울 광진구까지 가서 그냥 만나기는 좀 꺼려졌지만, 일단 주시는 명함이니 받아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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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해인사를 향해 등반하였다. 올라가다보니 덩쿨이 하나 있었는데 다래 덩쿨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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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저렇게 큰 덩쿨이 다 있나, 사람한테 캐 먹히지도 않고 크게 자랐다... 라고 사진도 찍고 설명푯말을 읽어보기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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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물 표지판은 무시한채 지나가던 사람들이 나를 보고 덩달아 사진도 찍고 푯말도 읽어보고 그랬다. 점점 사람들이 많아지고 난 그자리를 벗어나 계속 다른 식물도 보고... 아... 이렇게 생긴나무가 느티나무구나, 아... 이렇게 작은 대나무도 있네? 하면서 쪼르르르.... 쪼르르르르 사실 쿵쿵쿵쿵... 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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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큼 올라왔을때 이미 나보다 늦게 온 사람들이 저만치 앞장서 갔을때다. 오히려 사진찍는데 방해가 안되서 즐거워진 마음으로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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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조그만 연못이 보이고 왼쪽의 돌에는 영지라고 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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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못을 설명하는 표지에는 대가야국의 김수로왕이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인 허황후와 혼례하여 많은 자손을 두었는데, 그 중에 일곱 왕자가 허황후의 오빠인 장유화상의 수행력에 감화되어 처음 입산수도하게 된 곳이 이곳 가야산 칠불봉이라고 하며, 속세를 떠나 불문에 든 아들의 안위가 걱정이 된 왕비가 이곳을 수 차례 찾아와 만나고자 했으나 이미 발심출가하여 세상을 잊은 지 오래인 일곱 왕자를 만날 수 없자, 일곱왕자가 수도하고 있는 봉우리가 그림자져 비치는 이 연못에서 그 그림자만을 보고 그리움을 달래고 돌아갔다고 써있다.

이후 가야산 정상우측의 이 봉우리들을 “칠불봉(七佛峰)”, 이 연못은 “그림자못”이라 하여 “영지(影池)라고 불리게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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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의 첫 관문. 오른쪽에 있는 두개의 돌은 당간석 그것을 받치는 것은 당간지주라고 하는데,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 앞에도 두개씩이나 있다.

안타깝게도 당간석에 대한 표지나 푯말이 보이지 않아 사람들이 그냥 많이 지나쳐갔는데,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아주 귀중한 문화재이다. 천년을 저 자리를 지켜온 돌덩이. 가까이서 보면 천년의 세월이 무색할정도로 깨끗하게 잘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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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해인사" 라고 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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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을땐 몰랐는데 지금보니 약간 오른쪽이 짤렸다. 무척 아쉬운.... 구도 잘 맞았는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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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아픈 아이들은 이렇게 놀이를 하면서 올라가기도 했고, 빨간옷을 입은 아이가 잡고 있는 줄과 천에는 그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해인사와 부처님을 소재로 한 시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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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가다보니 다른 나무와 다른 엄청 큰 덩어리의 썩은 나무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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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는 해인사 창건당시 심어졌던 느티나무인데, 최근에 수명이 다 해서 나무는 죽었고 그 형체만 남아있다고 하여 보존하고 있단다. 사람들이 이 죽은 나무에도 어떠한 염원을 담은 돌덩어리를 그 안에 쌓아놓았다. 아직도 살아있다면 규모만도 한국에서 몇 안되는 사이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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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게 뻗은 나무들을 이렇게 찍고 있노라니 좀처럼 주변 환경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열심히 해인사를 향해 올라가던 사람들이 와.. 이 나무좀 봐. 엄청 곧게 잘 뻗었네.. 하면서 또 나를 따라 사진을 연방 찍어댄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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